불완전과 균형의 조화
어느 날, 한 아이가 자전거를 배운다. 뒷짐을 지고 서 있는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아이는 페달을 밟아보지만, 중심이 휘청이고 바퀴는 불안하게 흔들린다. 균형을 잡으려 허공을 마구 긁던 손끝이 공기를 움켜쥐지 못하고 덜컥, 넘어지고 만다. 무릎에 생채기가 난다.아이는 울음을 삼키며 다시 안장을 붙잡는다.어느 날, 한 남자가 외줄을 건넌다. 허공 위의 가느다란 줄 위에서 그는 아슬아슬 한 걸음을 뗀다. 발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허공에 허우적이는 팔을 균형추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무게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너무 앞서도, 너무 뒤처져도 안 된다. 단 한 발의 실수로 전부를 잃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앞으로 나아간다.어느 날, 한 여자가 사랑을 한다. 거리를 두었다가, 다가갔다가, 밀고 ..
그것이 사랑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사랑이다.떠나온 길 위에 그림자처럼 남아오래도록 부르는 이름 하나.그 울림이 가서 닿기를 바란다면,그것이 사랑이다.어느 날 문득, 바람이 스쳐 갈 때,그 결에 실려 온 낯익은 향기.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바람의 한 조각으로 휘돌아 들 때,그 또한 사랑이다.시간을 거슬러 도착한 시작이 사랑이다.수평선을 오래 바라보다 문득,그 시선 끝에 스며든 잔상이마음속에 깊이 남았다면,그것이야말로 사랑이다.사랑은 닿기 위한 것이 아니다.마음이 먼저 건너가그리움이 되어 부서질지라도,흔적 없이 스며들더라도,그것은 한사코 사랑이다.숨 가쁘던 하루의 끝,문득 올려다본 저녁 하늘이 사랑이다.그곳에 남겨진 비밀 같은 노을빛이,한 사람을 떠올리는 순간,이런 게, 이런 게 어쩔 수 없이 사랑이다.마음이 먼저가 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