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또 하나의 영화
수필을 쓴다는 것은 한 편의 영화를 촬영하는 일과 같다. 그리고 수필가는 무대 위에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노련한 배우여야 한다. 한 장면을 위해 수십 번의 리허설을 반복하고, 단 한 줄의 대사를 위해 오랜 시간을 몰입하는 배우처럼, 수필가 역시 글을 쓰기 전 고요히 사유하며, 관찰하고, 삶의 무대를 정직하게 응시해야 한다. 깊이 있는 내면 연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땀과 훈련의 축적에서 비롯된다. 배우가 온몸으로 배역에 스며들 듯, 수필가는 온 영혼으로 삶을 연기해야 한다.카메라가 사람과 풍경을 여러 각도에서 담아내듯, 수필가의 눈도 그와 같아야 한다. 인간의 웃음 뒤에 숨어 있는 고독, 꽃잎이 져도 다시 돋아나는 잎맥의 끈질김, 바람이 스쳐간 하늘의 미묘한 빛깔까지그것을 세밀히 포착하는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