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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그리움

그리움은 불시에 찾아와 몸을 휘감는다.
그것은 마치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위에
바람이 스쳐 가는 것처럼,
미세한 통증으로 시작해 전신을 울린다.
부재한 그 사람의 이름을 속으로 부를 때마다,
기다림은 무릎을 굽히고, 원망은 가슴을 옥죄며,
슬픔은 목울대를 타고 오르고,
체념은 등 뒤에서 조용히 그림자를 드리운다.
상반된 감정들이 뒤엉켜 한꺼번에 몰려오면,
삶은 한순간에 고열에 시달리는
병자의 몸처럼 덜컥거린다.

시간은 이때 비정상적으로 움직인다.
그리움의 순간에는 과거가 현재를 침투하고,
현재는 미래를 끌어내린다.
그리움은 시간을 왜곡한다.
하루는 한순간으로 무너지고,
한순간은 계절처럼 길어진다.
짧은 순간이 영겁처럼 길게 늘어나기도 하고,
몇 년의 세월이 찰나처럼 압축되기도 한다.

손끝에 아직 남아 있는 체온, 귀에 맴도는 음성,
스치던 향기, 모든 게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고통의 동심원처럼 울려 퍼지며,
그 중심에는 늘 그 사람이 있다.
그리움은 과거의 파편이 아니라,
시간을 삼켜 되새김질하는 굶주림이다.

그리움은 결국 실체 없는 실재다.
이미 사라진 대상을 향해 내뻗는 감각은
허공을 붙들지만, 그 허공은 기묘하게도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현실에는 없는 사람의 부재가
오히려 삶의 감각을 날카롭게 일깨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신증후군처럼,
그리움은 신경을 따라 전율처럼 번져나가며
존재를 확인시킨다.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통증,
그것이 그리움의 본질이다.
그리움은 나를 찌르는 가시이면서
동시에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그는 기억과 상상의 경계를 오가며 부재를 견딘다.
다른 위로들은 모두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남은 것은 오직 하나의 그림자뿐이다.
그 그림자와 함께 걷고, 때로는 말하며,
때로는 붙잡으려 애쓰다가 결국 허공에 주저앉는다. 그립다는 말은 서럽다는 말과,
서럽다는 말은 살아 있다는 말과 겹쳐진다.
그리움은 눈물로 적시는 무덤이 아니라,
불씨를 삼킨 채 꺼지지 못하는 화염이다.

인간은 유일하게 시간의 상처를 감각하는 존재다.
과거에 묶여 발목이 잡히고,
부재를 통해 현재가 파열되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마저 흔들린다.
짐승은 떠난 자리를 잊지만,
인간은 부재를 기억한다.

그리움이란 인간만이 짊어진 운명적 고통이다.
그것은 지나간 사랑이 남긴 흔적이고,
환영에 사로잡힌 채 제자리에서 몸부림치는
인간의 숙명이다.
우리는 결국, 부재라는 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이름을 불러내는 존재,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혀
오히려 시간을 증명하는 목격자다.

음악듣기 : Feli - Tantu Manchi
               (당신이 너무도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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