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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한 길은 바람이 이끄는 길,
다른 한 길은 내 발자국이 먼저 난 길.

한 길은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길,
다른 한 길은 흐름에 몸을 맡기는 길.
어느 길이 더 깊은가 고민하다가
길을 바라보는 나의 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한 길로 가면 어제의 내가 기다리고,
다른 한 길로 가면 내일의 내가 손짓했습니다.
어느 길이든, 끝에 가 닿으면
나는 나일 수 있을까.

하지만, 길이란 원래 그런 것.
뒤돌아보면 그리운 길이 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낯선 길이 되는 것.

그러니, 길이 길을 품듯이
내 걸음도 걸음을 품을 것이고
나의 길도 나를 품어줄 것입니다.
나에게도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신중하게 골라도
탁월한 선택으로 기뻐했던 날보다
실패한 선택에 후회하는 날이 더 많았지만
그 선택과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이 또한 내 선택이 만든 나의 삶의 일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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