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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놔두어라

붙잡지 말아라
흐르는 것은 흐르게 두어라.
강물도 멈추면 웅덩이가 되고
구름도 가두면 비가 되어 쏟아진다.

손끝에 머문 바람도
너무 오래 쥐면 사라지고
눈가에 머문 햇살도
너무 오래 담으면 그림자가 된다.

기쁨도 슬픔도
고이 접어 가슴에 넣지 말아라.
꽃잎은 바람 따라 춤추어야 향기가 나고
눈물은 흘러야 맑아지는 법.

그리움도 흘러가게 놓아주어라.
머물러버린 바다는 썩어가고.
붙잡아 두려 할수록 더 빠르게 증발하는
굳어버린 강물은 강이 아니다

출렁이며 흐르게 하라.
기억은 흘러야 노래가 되고
사랑은 흘러야 다시 피어난다.
출렁이며 그저 흘러가도록 놔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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