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별빛 아래, 한 여자가 허리를 낮춘다.
그녀의 등허리는 오래된 산맥처럼 굽어 있고,
그 골짜기에는 바람이 스친다.
흙냄새와 피로의 흔적이 어린 손끝으로
찢긴 삶을 헤아려본다.
침을 꽂는 의사는 묻지 않는다.
어디가 아프냐고 묻지 않는다.
그저, 아프다는 것을 안다.
아픔은 그녀의 몸에 깊이 뿌리 내린 나무와 같다.
매일 아침, 피곤이라는 새가 그 나무에 앉아 울고, 저녁에는 서늘한 어둠이 가지를 감싼다.
그러나 그 나무는 자란다.
아픔은 나무를 키우는 토양이다.
젊은 날 그녀의 가슴속에는
한때 사랑이라는 불길이 타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소진되지 않은 채,
여전히 타오르는 화산이 되었다.
그 화산은 한때 그녀의 모든 것을 삼켰지만,
이제는 조용히 내뿜는 연기만으로도
그녀를 지탱한다.
사랑은 아픔으로 변했고,
아픔은 그녀의 길이 되었다.
"사는 게 아프지 않은 날이 있을까요?"
그녀는 누군가에게 묻는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없다.
대답은 오직 그녀의 망막에 반사된 잔상,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바람뿐이다.
그녀는 가끔 자신을 꿈속의 강으로 상상한다.
강물은 아픔을 품고 흐르며,
돌에 부딪혀 노래를 만든다.
흐르는 동안 돌멩이들이
강물 속에서 닳아 없어지듯,
그녀의 아픔도 언젠가 닳아 없어질까?
아니면 강물이 결국 자신을 말려버릴까?
구름이 깔린 하늘은 폭풍우를 예고한다.
천둥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진다.
그녀는 어깨를 웅크리고, 천천히 길을 걷는다.
아픔이 웃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도,
그럴 가능성도 없이, 그저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깊다.
고요한 절망 속에서도
어딘가로 흘러가려는 강물처럼.
그녀는 아픔으로 살아가고,
아픔 속에서 존재한다.
그 깊은 흉터는 그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녀를 빛나게 만든다.
그녀의 삶은 하나의 질문이다.
아픔이 끝나는 날, 그녀는 무얼 남길 것인가?
그 대답은 바람 속에서 겨울비처럼 속삭인다.
"사는 것은 아픔을 품은 시간이니까.
아픔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