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은 봄바람처럼 찾아온다.
목련 가지 끝에 매달린 하얀 숨결로,
꽃잎을 흔드는 떨림으로,
가슴속 잔잔히 울리는 종소리처럼
우리의 하루를 물들인다.
슬픔은 가을바람처럼 스며든다.
잎새를 떨어뜨리는 무게로,
서늘한 공기에 숨 막히는 그리움으로,
끝내 멈추지 않는 저녁의 한숨처럼
우리의 밤을 적신다.
그렇게 바람을 따라 걷는다.
희망의 이름을 불러보며,
절망의 무게를 어깨에 걸친 채,
어제와 내일 사이에서
오늘이라는 길을 만들어가며.
살아간다는 것은
끝없이 흐르는 바람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는 일.
흔들리는 나무처럼 뿌리 내리고,
떨어지는 잎처럼 자유로워지는 일.
그리고 결국, 우리는 알게 된다.
바람의 시작과 끝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그저 함께 흘러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