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

끝없는 여정

어디서부터 시작이었을까.
먼지처럼 떠돌다 떠돌다
무심히 바람에 실려
이 이름 모를 땅에 닿았다.
어떤 별빛의 자락에 묶여
이곳을 비추게 된 걸까.

뿌리를 내리라 말하는 대지 위에
내 몸은 늘 부유한다.
잠시 머물러 보는 집들마다
창문 뒤로 익숙한 그림자는 없고,
대화하려는 나무들조차
이름을 몰라 말을 잃는다.

나의 길은 늘 이방인의 것,
걸음을 붙잡으려는 손길이 없다.
떠도는 구름처럼
멈출 수 없는 존재,
매 순간이 낯섦 속에 피어난다.

하지만, 그 낯섦도 언젠가
나의 것이 될까.
길 위의 시간을 겹겹이 쌓아
내가 떠나온 곳이 누군가의 고향이듯,
내 발자국도 누군가에겐
이정표가 될까.

나는 별처럼 흘러간다.
한없이 멀어져도
언젠가 닿을 곳을 찾게 되겠지.
길 위의 노래가 멈추지 않는
나의 끝없는 여정은
정착하지 못하는 고달픈 삶.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이라는 것  (0) 2025.01.07
존재의 이유  (0) 2025.01.06
겨울나무의 서사  (1) 2025.01.04
사랑이란  (2) 2025.01.02
황혼의 열정  (0) 202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