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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길 위에 없는 길

보이는 길이 전부가 아니었다.
숲이 막히고
폭풍우가 길을 삼킬 때도
발끝은 여전히 앞으로 향했다.

길은 자신을 스스로 숨기며 기다렸다.
돌아갈 수 없는 뒤편은
이미 내 발자국으로 새겨진 채,
앞으로 나아가라 재촉하였다.

나아가는 발자국이
길을 묻는 말이 되었고,
그 질문 위에 선 용기가
또 다른 길을 여는 대답이 되었다.

길 위에는 길이 없었다.
아직 보이지 않는 길,
그러나 이 길 위에 없는 길들이
나를 기다린다.

스스로 길이 되어 걸어가는 자만이
세상이 몰랐던 새벽을 맞이한다.
길 위에 없는 길,
그곳에서 비로소 삶의 환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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