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영원한 것은 없다
이 얀
2025. 3. 10. 07:56
모든 것은 사라진다.
그것이 진실이다.
사람들은 흔적을 남기려 하지만,
바람이 지나간 자리처럼
결국 흔적마저 흐려진다.
어떤 이들은 영원을 꿈꾼다.
사라지지 않으리라 믿고,
이름을 새기고, 기억을 붙잡으려 한다.
하지만 기억조차 죽는다.
무덤 위에 세운 비석도 결국 부식되고,
시간은 모든 존재를
한 줌의 먼지로 돌려놓는다.
그럼에도 인간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사라지는 것이 두려워서,
소멸을 견딜 수 없어서.
죽음이 필연적임을 아는 존재는
인간뿐일지도 모른다.
바위가 깎이고,
나무가 늙고, 강이 마르듯,
자연도 쇠락하지만 슬퍼하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시간 앞에서 몸을 떨고,
의미를 찾으려 한다.
그래서 희망은
인간이 만든 환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환상이라 해도 아름다운 것.
희망을 품은 자만이
무너진 자리에서도 다시 일어나고,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길을 찾는다.
죽음을 아는 인간이기에,
살아갈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