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황혼의 열정
이 얀
2025. 1. 1. 10:09
내 안의 태양은 지지 않는다.
서쪽 하늘을 물들인 황금빛처럼
나는 여전히 뜨겁게 산다.
주름이 스며든 얼굴은
세월의 지도일 뿐,
그 위에 새겨진 길은 내가 걸어온 꿈이다.
흰 눈발 같은 머리칼은
겨울의 증표가 아니라
천 갈래 사유의 나무가 내린 뿌리.
황혼이라 불리는 시절에도 새벽처럼 설레인다.
더욱 선명해진 빛깔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쓴다.
기억의 잿더미 속에서 아직 불씨를 찾는다.
바람을 불어 넣으면
다시 타오르는 내 열정의 불길.
배우고, 꿈꾸고, 사랑하고
가슴속 북소리를 쫓아
끝없는 여행을 떠나는 노마드의 삶.
이 나이는 황혼이 아니다.
이 나이는 무르익은 과일처럼
감미로운 완성의 계절이다.






